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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 사외이사의 감시의무 2021다279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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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rl https://casenote.kr/대법원/2021다279347
  • 모든 이사는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사외이사에 게 ① 내부통제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 그 구축을 촉구할 의무, ② 내부통제시스템이 마련 된 경우에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의심할 사유가 있으면 이를 시정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 한 점에서 의미가 깊다.(노혁준, 2022 회사법중요판례)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1다279347 판결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 [공2022하,1115]

판시사항

[1] 주식회사의 이사는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가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는 사외이사 등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도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 주식회사의 이사가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고의 또는 과실로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경우, 이로 인해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

[2]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 이사가 부담하는 감시의무의 내용 / 업무집행을 담당하지 않는 사외이사 등이 감시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

[3] 이사가 법령 등을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 임무위반의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제한 비율의 결정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인지 여부(원칙적 적극)

판결요지

[1]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감시·감독 의무는 사외이사 등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이사가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2]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특히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 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모든 이사는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다만 회사의 업무집행을 담당하지 않는 사외이사 등은 내부통제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는데도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촉구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더라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방치하는 등의 경우에 감시의무 위반으로 인정될 수 있다.

[3]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사업의 내용과 성격, 당해 이사의 임무위반의 경위 및 임무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위반행위로 인한 당해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는데, 이때에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

사 건

2021다279347 주주대표소송(손해배상)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경제개혁연대 외 1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씨앤케이 담당변호사 김명수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1 외 9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정호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21. 9. 3. 선고 2020나2034989 판결

판결선고

2022. 5. 12.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원고들이, 피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주식회사 대우건설(위 회사를 비롯하여 이하 회사 명칭에서 '주식회사' 표시는 모두 생략한다)은 토목, 건축, 주택건설 등의 영업을 하는 회사인데, 2011년을 기준으로 자본금은 약 2조 781억 원, 매출액은 약 7조 318억 원, 영업이익은 약 3,648억 원, 당기순이익은 약 2,267억 원, 상시 종업원 수는 약 4,789명, 토건 시공능력 평가액은 6위였고, 발행주식 총수는 415,622,638주이다.

2) 원고들은 대우건설 발행주식을 2013. 10. 이전부터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인데, 그 주식의 합계는 42,750주로 대우건설 발행주식 총수의 1/10,000을 초과한다.

3) 피고들은 아래에서 살펴 볼 각 입찰담합(이하 통틀어 '이 사건 입찰담합'이라고 한다) 기간 전부 혹은 일부 기간 동안 대우건설의 대표이사, 사내이사, 사외이사 등으로 재직하였던 사람들이다.

나. 대우건설의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공사 관련 입찰담합(이하 '4대강 사업입찰담합'이라고 한다)

1) 2007년 말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대우건설 등 5개 대형 건설사는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였고, 이후 9개 건설사가 추가로 공동수급체에 합류한 후 14개 건설사 사이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에 관하여 대우건설이 14.4%의 지분(현대건설 15.4%, 삼성물산, 대림산업, 지에스건설 각 14.4%, 나머지 건설사 각 3.0%)을 갖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2) 2008. 6. 19. 정부는 여론 악화 등을 이유로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의 중단을 선언하였고, 2008. 12. 15.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중단된 기존의 민자사업 형태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을 국가예산을 투입하는 재정사업의 형태로 변경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되었으며, 2009. 6. 8.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최종 확정 · 발표되었다.

3) 그런데 '한반도 대운하 건설사업'의 공동수급체를 구성하고 있던 대우건설 등 14개 건설사에 추가로 5개 건설사가 합류하여 2009. 4. 무렵 19개 건설사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관하여 현대건설 9.0%, 삼성물산, 에스케이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지에스건설 각 8.0%, 포스코건설 6.9%, 현대산업개발 6.0%, 금호산업 및 롯데건설 각 4.2%, 한화건설 등 나머지 9개 회사 각 3.3%의 지분을 갖기로 합의하였다.

4) 위와 같은 지분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던 중인 2009. 2. 9. '4대강 살리기사업'의 선도사업으로 금강 1공구의 입찰이 공고되었는데, 그 공고 전에 금강 1공구가 재정사업으로 발주될 것임을 알고 있었던 대우건설 등 5개 건설사는 대우건설이 금강 1공구를 배분받는데 합의하였고, 2009. 4. 21. 그 입찰이 실시되어 2009. 5.경 대우건설이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5) 2009. 4. 말 무렵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 공사에서 건설할 15개 보(堡)가 확정되자, 대우건설 등은 위와 같은 지분에 관한 합의를 기초로 하여 '4대강 살리기사업' 선도사업(금강 1공구)과 1차 턴키공사에 포함되는 16개 공구 중 영산강 공구(2개공구)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공구에 대하여 현대건설, 삼성물산, 에스케이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지에스건설이 각 2개 공구를,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각 1개 공구를 배분받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

6)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공사는 2009. 6. 29. 최초 공고되어 2009. 9. 무렵 입찰이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 낙동강 32공구 입찰에서 삼성물산 대신 두산건설이 낙찰자로 선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공구배분에 참여한 대우건설 등 8개사는 사전에 결정한 주력 공구의 낙찰자로 모두 선정되었다.

7)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건설 등 건설사가 위와 같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관하여 지분에 관한 합의를 한 것과 공구배분에 관한 합의를 한 것이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20. 12. 29. 법률 제17799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이라고 한다) 제19조 제1항 제3호의 부당한 공동행위 등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2. 8. 31. 대우건설에 대하여 시정명령과 96억 9,700만 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8) 이에 대하여 대우건설은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4. 6. 13. 청구기각의 판결(서울고등법원 2012누29303)을 선고받았고, 대우건설이 상고(대법원 2014두10394)하였으나 2014. 10. 30. 상고기각 되었다.

9) 또한, 대우건설과 당시 대우건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였던 피고 1 등은 위와 같은 공구배분의 합의와 이에 따른 입찰행위 등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 제1, 3호, 제98조 제2항을 위반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2014. 2. 6. 피고 1에 대하여는 징역 1년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 대우건설에 대하여는 벌금 7,500만 원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며(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합998), 그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대우건설의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관련 입찰담합(이하 '영주댐 입찰담합'이라고 한다)

1) 한국수자원공사가 2009. 7. 10.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에 관하여 발주 및 입찰공고를 하여 설계 · 시공 일괄입찰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되었는데,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은 각자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입찰에 참가하여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서 모두 입찰참가 적격자로 선정되었다.

2) 대우건설의 설계업무를 담당하던 소외 1 차장은 2009. 10. 1. 무렵 삼성물산 소외 2 부장 등과 만나 위 입찰의 기본설계에 관하여 "① 여수로 감세공은 200년 빈도홍수량을 기준으로 설계한다. ② 생태 교량과 어도는 설계 내용에 포함하지 않는다. ③배사문은 한 개조만 설계에 반영한다. ④ 수리모형실험 결과는 입찰 시 제출하는 보고서 등에 수록한다."라고 합의하였고, 2009. 10. 8. 이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3) 2009. 11. 19. 개찰결과 삼성물산이 실시설계 적격자(낙찰자)로 선정되어 2009. 12. 30. 수자원공사와 총 공사계약금액 2,214억 3,000만 원에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4)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이 영주다목적댐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공동으로 특정 공정 및 설비 등을 기본설계 등에서 제외하거나 포함시킬지 여부 등을 합의한 것이 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3. 3. 18. 대우건설에 대하여 시정명령과 24억 9,100만 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5) 이에 대하여 대우건설은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서울고등법원 2013누45081)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4. 9. 5. 시정명령 중 일부만을 취소하고, 시정명령 중 나머지 부분 및 과징금 부분에 대한 대우건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만이 상고함으로써 과징금 부과명령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대우건설의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관련 입찰담합(이하 '인천지하철 입찰담합'이라고 한다)

1)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는 201공구에서 216공구까지 16개 공구로 분할되어 설계 · 시공 일괄입찰공사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되었는데, 대우건설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중 207공구에 관한 입찰과 209공구에 관한 입찰에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참여하였다.

2) 대우건설의 국내영업본부 상무보 소외 3은 2009. 1. 무렵 현대건설의 국내영업본부 부장 소외 4에게 연락하여 "대우건설이 추진 중인 207공구의 입찰에 현대건설이 들러리로 참여하여 달라."라고 제안하였고, 소외 4는 내부 회의를 거쳐 이에 동의하였다.

3) 소외 3과 소외 4 등은 그 무렵부터 현대건설의 설계 품질과 투찰가격을 조율하였고, 현대건설은 대우건설보다 더 낮은 설계점수를 받도록 작성한 설계서를 제출하고 대우건설의 투찰가격에 근접한 가격으로 투찰하였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2009. 4. 17. 참여한 207공구 입찰에서 대우건설이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4) 대우건설의 영업팀장 소외 5는 2009. 1. 무렵 에스케이건설 국내영업팀장 소외 6으로부터 "에스케이건설이 추진 중인 209공구의 입찰에 대우건설이 들러리로 참여하여 달라."라는 제안을 받았고, 소외 5는 대우건설 내부 회의를 거쳐 이에 동의하였다. 소외 5와 소외 6 등은 그 무렵부터 대우건설의 설계 품질과 투찰가격을 조율하였고, 대우건설은 에스케이건설보다 더 낮은 설계점수를 받도록 작성한 설계서를 제출하고 에스케이건설의 투찰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투찰하였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과 에스케이건설이 2009. 4. 17. 참여한 209공구 입찰에서 에스케이건설이 낙찰자로 선정되었다.

5)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우건설 등이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의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선정함과 동시에 이들이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사업자가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가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고 그 합의에 따라 실제 입찰에 참여한 행위가 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8호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14. 1. 8. 대우건설 등을 고발한다는 결정을 하였고, 2014. 2. 25. 대우건설에 대하여 시정명령과 160억 3,200만 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다.

6) 대우건설은 위와 같은 행위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공정거래법위반죄로 공소가 제기되어 2014. 8. 20.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고(인천지방법원 2014고단2277, 2651), 이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 2015. 3. 20. 항소기각의 판결을 선고받았으며(인천지방법원 2014노2950),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마. 원고들의 이 사건 소 제기 경위

1) 원고들은 2014. 4. 10. 대우건설의 당시 감사위원 3명에게 상법 제403조에 따라 이사들의 책임을 추궁하는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할 것을 청구하였다.

2) 대우건설이 그 소제기 청구서를 받고도 30일 이내에 피고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 않자, 원고들은 2014. 5. 23.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관련 법리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399조 제1항). 주식회사의 이사는 담당업무는 물론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할 의무가 있으므로 스스로 법령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대표이사나 다른 업무담당이사도 법령을 준수하여 업무를 수행하도록 감시 · 감독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이러한 감시 · 감독 의무는 사외이사 등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이사가 대표이사나 업무담당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감시의무를 위반하여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배상책임을 진다.

이사의 감시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회사의 규모나 조직, 업종, 법령의 규제, 영업상황 및 재무상태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 특히 고도로 분업화되고 전문화된 대규모회사에서 대표이사나 일부 이사들만이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전문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모든 이사는 적어도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및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하여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하여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작동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감시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17다222368 판결 등 참조). 다만 회사의 업무집행을 담당하지 않는 사외이사 등은 내부통제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는데도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을 촉구하는 등의 노력을 하지 않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더라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고 의심할 만한 사유가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방치하는 등의 경우에 감시의무위반으로 인정될 수 있다.

3.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4대강 사업 입찰담합과 관련한 피고 1의 손해배상책임 발생 관련

1)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대우건설의 대표이사인 피고 1은 그 임직원이 4대강 사업에 입찰하는 직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담합을 하여 공정거래법 등 법령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방치함으로써 그 임무를 게을리 하였으므로, 그로 인해 대우건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피고 1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인정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더라도, 이러한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이사의 감시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나. 피고들의 이 사건 입찰담합 관련 감시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발생 관련1)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이유로, 대우건설의 이사인 피고들이 개별 공사에 관한 입찰 업무에 관여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없어 이 사건 입찰담합에 관하여 알지 못하였고 알 수도 없었으며 이를 의심할 만한 사정 또한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은 이 사건 입찰담합 등 임직원의 위법행위에 관하여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이사의 감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가) 이 사건 입찰담합 당시 대우건설은 윤리강령, 윤리세칙, 기업행동강령 등을 제정해 시행한 상태였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리경영교육, 건설 하도급 공정거래법 교육 등을 시행하였으나, 이는 단지 임직원의 직무수행에 관한 추상적이고 포괄적 지침 또는 사전 교육에 불과할 뿐, 입찰담합 등의 위법행위가 의심되거나 확인되는 경우 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보고하고 나아가 위법행위를 통제하는 장치라고는 볼 수 없고, 당시 내부적으로 임직원의 입찰담합 시도를 방지, 차단하기 위하여 그 어떤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이나 내부통제시스템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들의 주장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입찰담합을 비롯한 대우건설이 관련된 입찰담합은 모두 이사 또는 이사회에 보고되지 않고 담당 본부장의 책임 아래 개별본부(국내영업본부, 토목사업본부 등)에 소속된 임직원에 의하여 행하여졌다는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입찰담합에 관여한 대우건설의 임직원은 피고들을 비롯한 이사들로부터 아무런 제지나 견제를 받지 않았다는 것과 다름없고, 대우건설은 입찰담합에 관여한 임직원들에 대하여 독립적인 조사절차 또는 징계절차도 전혀 운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대우건설의 임직원들은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서 입찰담합 등의 위법행위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고 진술하였을 뿐만 아니라, 입찰담합을 주도한 직원이 오히려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들도 이 사건 입찰담합 당시 대우건설의 내부통제시스템이 부재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다) 대우건설은 피고들의 전부 또는 일부가 대우건설의 이사로 재직하던 2006년부터 2013년 사이에 일어난 입찰담합을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다수의 과징금 부과명령을 받은 사실이 있다. 더욱이 대우건설이 2004. 8. 무렵 관여한 서울지하철 7호선 건설공사 입찰담합과 관련하여 공정거래위원회가 2007. 7. 25.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명령, 고발 결정을 하였고, 이에 따라 대우건설에 대하여 공정거래법위반죄 등으로 공소가 제기되어 2008. 2. 14. 제1심에서 벌금형의 유죄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피고들이 대우건설의 이사로 재직 중일 때에도 그 사건이 항소심 또는 상고심에 계속 중이었다. 피고들의 이사 취임 이전에 발생한 것을 포함하여 대우건설의 입찰담합 관여 사실은 대부분 언론에 보도되어 일반에 알려졌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대규모 공사의 경우 이를 수행할 수 있는 건설회사는 대우건설과 같은 토건 시공능력 평가액 상위권에 있는 대형 건설회사로 한정되므로 대형 건설회사들 사이에 입찰담합 등 부당한 공동행위의 가능성이 상시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을 비롯한 대우건설의 이사들은 임직원의 입찰담합 시도를 방지, 차단하기 위한 어떠한 보고 또는 조치도 요구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한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 또는 운용에 관하여도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라) 대법원은 이미 2008년에 대규모 주식회사의 이사에 대하여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선언하였음에도(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6다68636 판결 등 참조), 피고들을 비롯한 대우건설의 이사들은 이와 관련한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대우건설이 이른바 컴플라이언스팀이라는 준법감시기구를 신설한 것은 피고들이 모두 퇴임하고 다수의 입찰담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2014년 이후의 일이다.

마) 피고들은 대우건설의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이사회에 상정된 의안에만 관여하였을 뿐, 상법 제393조가 정한 이사회의 권한 등을 행사하여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집행에 대한 감시 · 감독 등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사의 감시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에 그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사업의 내용과 성격, 당해 이사의 임무위반의 경위 및 임무위반행위의 태양, 회사의 손해 발생 및 확대에 관여된 객관적인 사정이나 그 정도, 평소 이사의 회사에 대한 공헌도, 임무위반행위로 인한 당해 이사의 이득 유무, 회사의 조직체계의 흠결 유무나 위험관리체제의 구축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는데, 이 때에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제한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다3474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① 피고 1, 피고 2는 당시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는데, 대표이사는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 재판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어 모든 직원의 직무집행을 감시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감시의무 위반의 책임이 더 무겁다고 할 수 있는 점, ② 피고 3, 피고 9의 경우 재직기간 중에는 4대강 사업 입찰담합과 인천지하철 입찰담합의 각 일부만이 실행되었던 점, ③ 피고 1의 경우 4대강 사업 입찰담합과 관련하여 공정거래법 등 법령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방치한 잘못이 있기는 하나, 이를 제외하고 피고들이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은 적극적인 감시의무 위반이 아니라, 합리적인 정보 및 보고시스템과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관리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기인한 것인 점, ④ 피고 3, 피고 4, 피고 5, 피고 6, 피고 9, 피고 10의 경우 비상임 이사 또는 사외이사로 재직하였고, 대우건설의 영업이나 공사 입찰에 관하여 별다른 지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들이 감시의무 위반으로 개인적인 이득을 취득한 것이 없고, 피고 1은 4대강 사업 입찰담합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그 밖에 피고들이 재직기간 동안 지급받은 급여액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판시와 같이 제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책임 제한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판단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증명책임, 책임제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원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원고들이, 피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들이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조재연 
 
대법관 
민유숙 
주심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천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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