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97. 3. 20. 샘표식품공업 주식회사 총무이사인 박금병이 임원회의를 소집하여 영업담당이사 채권자 현광자, 전무이사 채무자, 상무이사 김용택, 기술개발부 업무담당 이사 김갑수, 감사 김창희, 이석영에게 위 회사 대표이사 회장인 박승복에게 임원 각자의 재신임을 묻는 뜻에서 사표를 제출함이 어떠냐고 제의하여 위 이사 및 감사들은 박승복에게 사표를 제출하였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이사 신규복도 그 다음날 사표를 제출한 사실 및 같은 해 4. 7. 박승복은 김갑수와 채권자 현광자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여 그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통지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김갑수와 채권자 현광자 등은 박승복에게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그의 신임 여부에 따라서는 사표가 수리될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그에게 사표의 처리를 일임하기 위하여 사표를 제출한 것이므로 그 사표의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따라서 이 점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주식회사와 이사의 관계는 위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 이사는 언제든지 사임할 수 있고, 사임의 의사표시가 대표이사에게 도달하면 그 효과가 발생하나(대법원 1997. 9. 11.자 97마1474 결정, 1993. 9. 14. 선고 93다28799 판결 등 참조), 대표이사에게 사표의 처리를 일임한 경우에는 사임 의사표시의 효과발생 여부를 대표이사의 의사에 따르도록 한 것이므로, 대표이사가 사표를 수리함으로써 사임의 효과가 생긴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대표이사 박승복이 1997. 4. 7. 김갑수와 채권자 현광자의 사표를 수리하여 그들에 대하여 사임의 효과가 발생하였고, 사표가 수리되지 아니한 나머지 이사 등에 대하여는 사임의 효과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한 조치는 옳고, 사정이 이와 같다면, 김갑수 등은 사표가 수리되어 사임한 것이지 해임된 것이 아니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이사의 해임에 관한 상법 제385조를 위반한 위법 등이 없다. 따라서 이 점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